: 요엘 3:1-5 [2:28-32]을 중심으로
1. 들어가는 말
우리는 성서 해석에 입문하면서 가장 먼저 배웠던 원칙이 '해석이란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본문 속에 집어 넣는(eisegesis) 것이 아니라 성서에 있는 것을 본문으로부터 이끌어 내는(exegesis)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본문을 해석할 때 해석하는 사람들마다 각각 가진 선입견대로 해석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각각 가진 해석의 가치관대로 본문을 발가벗기려 노력해 왔다. 그러나 본문의 원역사는 우리가 발가벗긴다고 해서 그 핵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역사(history)에 있어서 '사실'(fact)은 항상 '해석'(interpretation)과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 그 자체'를 파헤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본문을 해석해야 하고 원래의 의미를 찾아내야만 한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본문을 추적하기 위해 많은 해석 방법들이 도입되었다. 쿰란 공동체는 "페셰르"(pesher) 방법을 통해서 본문의 사건을 자신의 역사 속에 적용시켰으며, 초대 교회 시대에는 문자적, 우화적, 그리스도론적 해석 등 다양한 해석 방법을 통해서, 종교 개혁 시대에 이르러는 우화적 해석을 배격하고 문자적 해석을 권장했다. 그러다가 17세기의 합리주의와 18세기의 계몽주의 시대를 거쳐 성서학이 교리의 시녀가 아니라 독자적인 학문 분야로 취급되면서 급속도로 역사학과 종교사학의 탐험대상이 되었다. 이로 인해 19세기에 와서는 합리주의적인 해석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19세기 후반에는 그라프, 벨하우젠과 같은 학자들이 종교사학파를 이루어 '자료비평'이라는 새로운 해석학적 방법을 등장시켰다. 20세기에 와서 궁켈과 모빙켈 등이 중심이 된 양식비평학이 등장했고, 폰 라드, 노트 등이 편집비평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이렇게 성서 본문 자체에 담겨 있는 역사적 사실을 드러내어 본문의 의미를 알아내는 통시적 해석 방법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되고 20세기 중반에 정경비평, 수사학적 비평, 구조비평, 문학비평 등 공시적 해석 방법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성서 해석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던져주고 있다.
통시적 해석 방법이 지나치게 본문을 파헤쳐서 오히려 본문이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과하는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공시적 해석 방법이 차츰 부각되고 있는데, 과연 통시적 해석 방법이 문제점이 있는지, 그렇다면 공시적 해석 방법이 성서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온전하게 전할 수 있는지, 또한 이 해석 방법 또한 독단적 주관주의로 흘러 쿰란 공동체의 해석방법이나 종교개혁 시대에 배격했던 우화적 방법으로 다시 흘러가지는 않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요엘 3:1-5(개역은 2:28-34)을 본문으로 하여 우선 본문의 해석사를 짧게 살펴보고, 통시적 해석 방법 가운데 양식 비평과 전승비평을 사용하고 공시적 해석 방법 가운데 구조 비평과 정경 비평을 각각 사용하여 간단히 주석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다만 여기에서는 본문의 해석 방법에만 초점을 다루었기에 주석의 요소중에 하나인 본문해설이나 메시지 등은 다루지 않았다.
2. 본문의 해석사
요엘서의 가장 잇슈가 되는 문제는 통일성의 문제이다. 이 논의는 대부분 19세기에 이루어졌다. 1872년 베니스(M. Vernes)는 "야훼의 날"이 요엘서의 첫 부분(1:1-2:27)에서는 이미 왔으며 두 번째 부분(2:28-3:21)에서 오고 있다고 보아서 이중 저자설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스테인(J. W. Rothstein)은 전반부는 포로 이전 작품이며 포로 이후에 같은 저자, 혹은 제자그룹이 후반부를 마무리했다고 보았다. 듐(B. Duhm) 또한 고전적인 문학 비평 방법을 사용하여 '현재 시대와 종말론'이라는 주제로 통일성을 설명하였다. 젤린(E. Sellin)은 "야훼의 날"이 전승적 자료로 하여 따로 생각하고 단지 1:2부터 2:27까지만 요엘의 작품으로 보았다. 아이스펠트(O. Eissfeldt)는 "야훼의 날"에 관하여 1:2-2:27절이 장소적 개념이 아니라 그들의 상황과 밀착하여 사용되어진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그는 요엘 2:28, 3:21은 요엘 이후의 작품으로써 묵시적 수집물이라고 하였다. 요엘서의 이중 저자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에 반하여 통일성을 고수하며 연속성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바이저(A. Weiser), 예레미야스(Jeremias), 볼프(H. W. Wolff) 등이 있다. 특히 데니필드(L. Dennefeld)는 메뚜기 재앙을 "야훼의 날"의 전조라고 보아서 내용의 통일성을 제안하여 동일 저자설을 주장하였다. 두 부분의 문체의 차이는 예언자 요엘이 생생하게 증인으로써 본 것을 기술한 부분과 더 많은 전승 자료에 의해 다루어진 부분으로 인정하였지만 이것이 책을 나누는 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카펠루드(A. S. Kapelrud)는 '사상적 연속성'이라는 논지로 통일성을 설명했다. 바이저는 같은 저자가 '두개의 무대'를 구성한다고 보았다. 다시 말하면 예언자 요엘의 신탁은 좋은 날 이후에 있는 역병과 가뭄에 관해 썼고 그 시점 이후의 일들을 추가하여 "야훼의 날"의 주제를 발전시켰다고 보았다. 한편 볼프(H. W. Wolff)는 2:1-11이 종말론을 향하여 움직인다고 하면서 사상의 흐름을 인정하여 동일 저자와 통일성을 인정하려 하였다. 동일 저자로 보려는 그의 노력은 두 부분 사이에 사용되어진 동사 목록들을 보아 서로 연결함으로써 보여진다.
3. 사역
1 그 후에 내가 나의 영을 모든 육체 위에 부어 주리라
그러면, 너의 아들과 딸들이 예언할 것이다.
너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게 될 것이다.
너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볼 것이다.
2 심지어 남종과 여종 위에도 그 날에 내가 나의 영을 부어주리라.
3 내가 징조들을 하늘과 땅에 보일 것이다, 피와 불과 연기 기둥들.
4 해가 암흑으로 변하게 될 것이고, 달도 비로 변할 것이다,
크고 무서운 야훼의 날이 오기 전에.
5 야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건짐을 받을 것이다.
실로 시온 산과 예루살렘에 피할 자가 있을 것이다, 야훼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리고 야훼께서 부르시는 남은 자들도 있을 것이다.
4. 통시적 해석 방법론을 통한 본문 주석
1) 삶의 자리(양식 비평)
본문은 묵시적인 요소와 예언적인 요소가 섞여 있으며 이 요소들이 종말의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 이것은 이 전 본문에서 직접적으로 표현한 "야훼의 현현"과는 다른 모습이다. 요엘서의 이 부분은 예언자 모티브와 제의 모티브가 일치하는데 본문은 예언자 모티브를 갖고 있으면서도 묵시적 모티브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제의 모티브를 요소로 하는 예언 모티브와 묵시 모티브를 동시에 갖고 있기에 삶의 자리는 바로 예언자 모티브가 사용되어진 '제의'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사회를 바라보는 부분과 그것의 답으로써 제의를 행하는 제의 공동체 내에서 행하는 예언자 모티브가 섞여 있는 예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묵시적인 모티브도 갖고 있다. 본문은 제의 공동체 내에서 "야훼의 현현"을 경험하는 탄원에 대답하는 "확신 신탁"(assuarance oracles answering a plea)과 "자기-폭로 신탁"(self-disclosure oracles)이 동시에 나타난다. 이런 "확신 신탁"은 "야훼의 현현", 곧 '영'을 부어주시는 행동으로 반전되며 "자기-폭로 신탁"은 "야훼의 날"을 향하여 가고 있다. 더불어 야훼를 인식하는 "인지 양식"(recognition formula,2:27)은 종말론적인 선포를 지니고 있다. 이 종말론적인 선포는 요엘서가 가지고 있는 양식의 특징이다. 특히 다른 예언서의 예언과는 다르게 요엘의 종말론적 예언은 묵시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제의 의식 속에서 제의문 낭독을 통해 일어났으며 그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묶는 하나의 정신이 된 것이다. 아마 저자는 제의를 잘 알았을 것이다. 요약하면 본문은 예언이 단절된 상황 속에서 예언을 부각시키는 예언적 요소도 있고 새로운 사상, 곧 묵시적인 요소도 함께 섞여있는 독특한 양식을 가지고 있다.
2) 전승 비평
요엘의 예언이 자신만의 독특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요엘의 예언과 흡사한 요엘 이전의 예언을 살펴보아야 한다. 요엘 이전에 있었던 예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전승은 "야훼의 날" 예언 전승이다. "야훼의 날"은 신학적으로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대 근동에서는 '날'(ࠎࠅࠉ)은 농경 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 풍요를 기원하는 날은 바로 "야훼의 현현"을 기다리면서 축제를 펼치는 날이다. 아모스는 이 '야훼의 날'을 축제와 구원의 날로 이해하며 불의를 행하고 있는 민족에게 경고를 하며 이르기를 이 날은 '멸망'과 '슬픔'의 날이라고 하면서 "야훼의 날" 개념을 전이시켰다. 요엘은 이 '날' 이해를 바로 고대 근동의 이해와 아모스의 '야훼의 날' 이해를 종합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야훼의 날"과 함께 요엘서를 꿰뚫고 있는 중심어는 "야훼의 영"이다. 이 '영'은 창조부터 있었으며 기능상으로 모든 사람에게 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요엘은 '야훼의 영'을 모두가 받기를 희망하면서 '야훼의 영'의 기능과 강림 범위를 발전시켰다. 이것이 바로 이 본문의 핵심 모티브인 것이다. '야훼의 영'을 받는 자가 '야훼의 날'을 대비하며 극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요엘이 이해하고 사용한 전승으로 추정되는 것은 예루살렘 전승, 시온 전승이다. 시온은 야훼께서 통치하시는 곳이다. 이렇게 시온은 야훼께서 거하시며 통치하시는 곳이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곳을 안전지대로 여기며 그들의 보호를 기대했다. 이곳은 역사적으로 다윗에 의해 선택되어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곳이 되기 전까지는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다윗이 등극하여 그 곳을 도읍지로 정하고 난 후에는 정치적인 중심지가 되었다. 또한 성전에서 예배의 중심적인 보좌가 되었다. 이 '시온'은 신명기 기자와 제사장 그룹들에게 자주 사용되었다.
이러한 예루살렘 전승과 시온 전승은 '남은 자' 사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이스라엘이 위기에 처했을 때, 시온 전승을 토대로 하여 극복했듯이 모든 재앙을 맞더라도 보호받을 것을 기대한다. 이 '남은 자' 사상은 이사야에서도 출현하는데 사 7:14의 '임마누엘'과도 연결된다. '남은 자'는 군사 용어로서 전쟁 중에서 살아 남은 자를 일컫는데, 이사야는 이런 관점들을 지난 날의 큰 우울이나 재앙으로부터 남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5. 공시적 해석 방법론을 통한 본문 주석
위에서 통시적 해석 방법으로 본문을 살펴보았다. 여기에서는 본문의 최종형태를 존중하면서 본문의 짜임새와 본문이 위치하고 있는 자리와 기능을 살펴보도록 한다.
1) 짜임새 분석(구조 비평)
본문은 그 구조상 3:1-2, 3-4, 5의 세 단락으로 크게 나뉘어진다. 우선 제 1소단락은 3:1-2인데, 1절 전반부(처음)와 2절 하반부(끝)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 1절의 "그 후에"(아하레-켄)가 2절의 "그 때에"(빠얌밈 하헴마)와 대칭을 이루고, 1절의 "부어주다"(에쉬포크)가 2절의 "부어주다"(에쉬포크)와, 1절의 "나의 영"(루히)이 2절의 "나의 영"(루히)과 각각 대칭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사이에 영을 부어주는 대상이 나온다. 그 대상은 1절의 "모든 육체"(알 콜 빠사르)이며 또한 2절의 "남종과 여종"(알 하아바딤 웨알 하쉬파호트)이다. 이 또한 안쪽에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제 1소단락의 가장 안쪽은 세 개의 미완료 동사문장으로 이 후에 영을 부어 주는 결과를 언급하고 있다. 곧 "너희 아들들과 딸들이 예언하며, 늙은이들이 꿈을 꿀 것이며, 젊은이가 환상을 볼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래서 제 1소단락은 밖에서 안으로 감싸안는 포함법(Chiasm)이 사용되어서 세 개의 동사문장이 중심이 되는 단락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서 강조점은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동사문장들이다. 이는 앞으로 살펴볼 제 3단락의 중심부분과 상응하는 것이다.
제 2소단락은 제 1소단락의 "그 후에", "그 때에"가 현실화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위의 두 부사구는 4절의 "야훼의 날"(욤 야훼)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데 "이 날"은 하늘과 땅, 곧 자연의 징조와 조짐들이 심상치 않은 날이다. 여기에서 1, 2소단락은 반전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1소단락의 "그 날"은 야훼의 영이 부어지는 긍정적인 날이지만, 2소단락의 "야훼의 날"은 크고 무서운 날로 표현되는 부정적인 날이기 때문이다. 이 긍정, 부정의 단락들은 마지막 단락으로 이어져서 구원에 열려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결론짓게 된다.
제 3소단락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긍정과 부정의 종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락 또한 외형 구조에 있어서 포함법(Chiasm)을 이루고 있다. 5절 전반부의 "야훼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은 후반부의 "야훼께서 부르는 자들"과 가장 바깥부분에서 대칭이 되며 "구원을 받으리라"는 "남은 자들"이 안쪽으로 대칭을 이룬다. 이 대칭은 문장구조로 보아서는 다르지만 내용으로 보아서는 구원을 받는다는 것은 살아 남는 것이기 때문에 일치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가장 가운데 "시온산과 예루살렘에서 피한 자"가 위치한다. 이 또한 제 3소단락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므로 내용상으로도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가장 바깥에 있는 "야훼의 이름을 부르는 자", "야훼께서 부르는 자"가 바로 시온산과 예루살렘에 피한 자이며, 구원을 받고 살아 남으려면 시온산과 예루살렘에 피해야 한다는 논리적 귀결에 이르기 때문이다.
위의 세 단락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야훼의 날"을 축으로 하여 "영을 부어 주심"과 "야훼께서 부를 것이다"라는 구절이 감싸고 있는 구도를 이루고 있다. 또 영이 모든 육체에 부어질 때 나타나는 일과 자연에서 일어나는 징조를 통하여서 예루살렘과 시온산에 남게 된 자들과 구원받은 자들이 야훼의 이름을 부르며, 야훼가 그들의 이름을 부르게 될 것을 구조화시킨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본문의 모티브는 "영의 부어주심"과 "야훼의 날"과 "야훼가 부를 것, 즉 구원"이다. 이 세 모티브가 병렬을 이루면서 요엘서의 주제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2) 요엘 3:1-5의 자리(정경 비평)
① 요엘서 전체 속에서의 자리 : 본문이 요엘서에서 왜 지금의 자리에 와야 하는지, 그리고 요엘서 전체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아는 것이 본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우선 크게 보아서 본문은 본문을 앞뒤로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 1:1-2:27까지는 역사적인 사실과 자연적인 재앙을 바탕으로 하는 예언이지만, 4:1-21까지는 묵시적이고 군사적인 징벌을 바탕으로 하는 예언이다. 이렇게 역사적(자연적인 재앙), 묵시적(군사적인 징벌) 예언의 가운데 이 본문이 그 두가지의 모습을 동시에 가짐으로써 앞, 뒤를 교묘하게 이어주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에(1:18, 3:2), 그 후에(3:1), 그 날(4:1, 18)이 자주 나오는데 이 날의 정체성을 본문 속에서 "야훼의 날"(3:4)이라고 하는 구체적인 언급을 통해 규정해주고 있다.
② 구약에서의 자리 : 요엘서 안에서 본문의 자리와 기능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광범위한 정경의 문맥 속에서 본문의 그것을 일괄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특별히 본문 속에서 예언자는 민 11:1-12:8에 나오는 두가지 사건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스라엘이 음식에 대한 문제로 모세에게 불평하며 우는 것을 모세가 듣고 야훼께 모든 백성을 자신에게 맡겨서 그 짐이 너무 무겁다고 기도한다(민 11:11-15). 그래서 야훼는 백성 가운데 70명을 세워서 모세에게 임한 신(영, ࠇࠅ࠘)을 임하게 하셨다(민 11:16-17). 그리고 비록 70명과 같이 장로는 아니었지만 진에 머문 자들 중에서 엘닷과 메닷도 야훼의 영이 임했다(11:26-27). 이렇게 야훼의 영이 모세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임하자 여호수아는 모세에게 항의했다(11:28). 이 항의에 대해 모세는 "야훼께서 그 신을 모든 백성에게 주사 다 선지자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11:29)하고 대답했다. 뒤이어서 또하나의 사건이 나오는데, 이것은 앞에서 언급된 모든 백성의 예언자화와는 달리, 모세와 예언자와의 단절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예언자들은 꿈과 비젼으로 이야기하지만 모세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한다고 했다(12:6-8). 우리는 이상에서 요엘서의 본문과 부합되는 부분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양쪽 모두다 음식이 부족한 사실이 탄식과 불평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민 11:4-6, 18-23, 31-34; 욜 1-2장), 모든 사람이 다 야훼의 영을 받는다는 점(11:25-9; 욜 3:1) 등이 유사한 점이다.
③ 신약에서의 자리 : 야훼의 영이 모든 사람에게 임할 것이라고 하는 요엘의 예언의 성취(행 2:14-21)는 신약에서는 물론 오순절 사건으로 이해되었다. 하나님의 영을 부음받는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영을 받으면 예언을 하게 되는 것이다(민 11:25). 그리고 하나님의 영을 받으면 '엑스타시'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것은 마치 술취함과 비슷하다(행 2:13). 이 술취함의 주제는 요엘 1:5에 이미 나타나 있다.
5. 나오는 말
이상에서 요엘 3:1-5를 통시적인 해석 방법과 공시적인 해석 방법을 통하여 해석해 보았다. 통시적 해석 방법론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으며 그 한계를 공시적 해석 방법론이 뛰어 넘어 성서 본문이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의미를 찾아내고 있다고 하는 지적은 어느정도는 의미있게 여겨진다. 주어진 본문을 해석하면서 사실 통시적 해석 방법론에는 독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본문을 해체하면서 객관적인 사실을 본문으로부터 유출해내려는 노력은 있었지만 그 본문이 실제로 독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메시지를 던져 주는지에 대한 관심은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통시적 해석 방법론의 한계가 저작 단계부터 본문까지라면 그것이 다루지 못하는 본문과 독자 사이의 단계는 공시적 해석 방법론이 잘 메꾸어주고 있다. 본문의 원래의 모양을 알려고 하기 보다는 본문에 손을 대지 않고 마지막 본문의 형태 속에서 그 구조를 파악하며 그 본문과 다른 문맥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며, 나아가서는 독자들의 반응까지도 연구하기 때문에 역사비평을 잘 모르는 비전문가도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본문의 의미를 저자의 의도에만 고정한 채로 하나의 의미로 제한하지 않고, 해석자가 본문의 분석에 따라서 다양한 의미를 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본문의 의미적 기능을 보다 광범위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공시적 해석 방법론이 통시적 해석 방법론에 이어 나와서 그 한계를 메꾸고 있다고 할지라도 통시적 해석 방법론이 폐기되어서는 안된다. 통시적 해석 방법론이 한계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공시적 방법론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우선 본문의 구조를 분석 할 때 해석자에 따라서 구조를 분석하는 기준과 방법론이 달라지고, 지나치게 주관적인 해석들이 산출되기 때문에 본문의 다양성은 추구될 수 있지만 통일성은 유지하기가 힘이 든다.
본문 해석에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통시적, 공시적 방법론 중에 어느 한 쪽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본문의 주어진 조건 속에서 두가지 방법론을 적절하고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사실 어느 방법론으로도 본문의 원래 의미를 완벽하게 파악해 내지는 못한다. 다만 최선을 향해 이 방법론이 도구가 될 수 있을 뿐이다. 성서 해석의 역사를 살펴보면 각 시기마다 유행하는 방법론이 있었다. 비록 전 시대에 사용된 해석 방법론을 딛고 새로운 방법론이 등장했다고 해서 그 이전에 사용된 방법론이 가치절하되거나 폐기되어서는 안되며, 새로운 방법론에만 안주해서도 안된다. 각 시대에 사용된 해석 방법론과 각 본문이 서로 씨줄과 날줄이 되어 해석의 역사라는 큰 직물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볼 때 거기에서 짜여진 모든 천을 재료삼아 새로운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통시적, 공시적 해석 방법론은 본문의 해석에 있어서 함께 짜여지는 실로 여기고 어느 하나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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